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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7. 그는 왜 하필 나를 괴롭히기로 했을까 - 빌 에디

고도갈등 인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일반적인 사람은 갈등이 생기거나 하면 피하거나 이를 수습하고자 하는데, 이들은 오히려 갈등을 조장하고 이를 증폭시키려는 성향을 갖는다. 이는 그들의 욕망과도 연관이 깊다. 즉, 그 욕망을 위해서 갈등을 일으키고 목적을 달성하려는 성향을 갖는 사람을 말한다.

이러한 사람은 전체 인구의 약 10% 정도라고 저자는 말한다. 10% 라는 숫자는 살다보면 만나게 되는 인간 유형이라고 할 수 있다. 조직이 10명이 넘어가면 확률적으로 그 중에서 1명은 고도갈등 인간 유형이라는 말이다. 그러한 인간을 만나게 되었을 때 할 수 있는 행동은(저자가 이야기하고 내가 이해하기에) 다소 소극적이다. 갈등을 확대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피하거나 주위에 도움을 요청하거나 흘러 넘기라고 말이다. 그들과 얽혀서 좋을 것이 없다면서 말이다. 그런 대응 방식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살다보면 지키거나 얻기 위해서 싸워야 할 때도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럴 때에는 손자병법의 조언이 마음이 좀 더 편하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으로 이기는 것이라고. 싸워서 이기는 것은 하책에 속하는데(나 또한 잃을 것이 많기 때문이다), 원하는 것과 필요한 것을 꼼꼼히 따져보고 행해야 한다... 정도의 메시지로 기억이 난다.

고도갈등 인간 유형을 부정적으로만 묘사하였지만 이른 바 '난세'에는 필요한 인간형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고 적을 해치고 편을 갈라서 내부 세력을 공고하게 한다. 자신에게 반대하는 사람들을 편집증적으로 감시하고 억압하는데도 거리낌이 없다. 이른 바 난세에서의 독재자 인간 유형이다. 삼국지의 조조를 떠올려보면 치세에는 간웅, 난세에는 영웅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나 또한 고도갈등 인간일 수도 있다는 메시지로 글이 마무리된다.

인간이란 다양한 성격이 잠재되어 있으며 주변 상황에 따라 그런 성격이 발현된다고도 볼 수 있다. '뭐 저런 인간이 다 있나' 라고 불평하기 보다는 세상에 존재하는 인간 유형의 하나라고 받아들이고 대응하기를 알려주는 책이었다. 사례 중심의 책이라 많이 어렵지는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