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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44. 대한민국 아파트 부의 지도 - 이상우

부동산 투자라고 하면 투기의 이미지를 떠올리기 쉽고, 어쩐지 '꾼' 같은 느낌을 주는 것은 적어도 나에게는 사실이었다. 그것은 아마도 부동산 자체가 사람들의 생활에 필수재이기에 가격의 등락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관련 서적들을 접하고 공부하다 보니, 주식투자와 같은 투자의 한 수단이며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것이 새삼 느껴지는 요즘이다.

실제 부동산 투자에 대한 감을 잡기 위해서는 훨씬 다양한 사례를 접해야 하겠지만, 이를 분석할 수 있는 기본 Frame을 제공해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 프레임은 크게 다섯가지인데, ①고소득 직장 ②교통호재 ③교육환경 ④자연환경 ⑤도시 계획이 그것이다. 이 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직장과의 근접성이고, 교통호재는 이를 확장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직장과의 근접성이 어느 정도 해결되고 나면 교육과 자연환경이 중요해진다고 본다. 하지만 교육과 자연환경만 좋다고 해서 부동산의 가치가 크게 오르지는 않는 것 같다. 이도 직장과의 근접성이 기저에 깔려야 한다는 느낌이다. 마지막으로 도시 계획은 향후 개발될 미래상에 대한 이야기이다. 아무래도 부동산은 공공정책의 한 분야이다 보니, 계획 없이 진행되기 어려우며 시간도 오래 걸리곤 한다. 이 계획을 잘 참고하면 부동산 가치의 변화에 대해서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1. 고소득 직장
네트워크 효과 때문에 관련 업종은 모이는 경향이 있다(업종마다 네트워크 효과의 정도는 다르겠지만). 서울에도 그렇게 직장들을 모여있는 곳들이 있다. 그 지역에 대한 이해 및 그들의 소득 수준에 대해 알아두는 것은 뒤에 언급할 교통호재와도 연관되기 때문에 공간적으로 인지해둘 필요가 있다. 또한 고소득 직장 근처라고 해서 반드시 주택 가격이 높은 것은 아니다. 직장 근처의 주거 환경이 좋지 않은 경우, 교통과 연결되어 있는 신축건물들에 대한 수요가 더 높기 때문이다.

- CBD: 흔히 말하는 대기업 본사들이 몰려있다. 이 지역은 오랜 기간동안 정부 기관과 외국의 대사관이 위치하면서 행정과 외교의 중심지 기능을 했기 때문에 기업들이 이곳에 자리 잡으려는 경향이 강하고, 정부 청사가 대부분 과천과 세종시로 이전한 지금도 여전하다. 또한 수서역의 등장으로 그 영향력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서울역은 오랜시간 동안 철도교통을 독점했었다. 이곳은 평균 연봉이 1억원을 훌쩍 넘어가는 직장들도 다수이다. 하지만 근처에 있는 동대문의 경우에는 큰 기업들이 입주하지 않았는데(교통이 편함에도 불구하고), 이는 큰 오피스들이 별로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런 큰 빌딩들이 한 번에 들어오기는 어렵기 때문에(여러개가 있어야 분위기도 난다), 한 번 형성된 클러스터의 중심은 쉽게 옮겨가기 어렵다고 생각된다.
- YBD: 대표적인 고연봉 직장인 금융권 기업들이 몰려있다. 하지만 여의도라는 섬의 특수성으로 인하여 주택 가치는 상대적으로 낮게 평가되었으나, 최근 5호선에 이어 9호선도 연결이 되면서 그 가치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 GBD: 대기업들이 중심이 되는 것이 아니라 개별기업/전문직들이 이 지역을 뒷받침하고 있다. 큰 기업은 포스코와 GS 정도로 이 둘을 제외하면 다른 기업은 찾아보기 힘들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삼성역을 중심으로 새로운 업무지구가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현대자동차그룹의 신사옥인 GBC(Global Business Center) 개발로 인하여 현대자동차그룹 관련 회사들이 입주할 것이고, 관련 협력사들 또한 근처에 입주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 송파, 강동지구: 오피스 기능보다는 주거 기능이 강조되었으나, 최근 롯데타워를 중심으로 기업들이 입주하고 있다. 빈 공실들이 많았지만 삼성 계열사들이 입주하면서 인근 지역의 업무 기능이 강화되어가고 있는 추세다.
- 구로, 가산디지털단지: 외형을 보면 과거와 달리 깔끔한 빌딩들이 많이 입주해있지만, 이들의 소득 자체를 보면 그리 높지 않다.

- 경기 동남 지역(성남, 과천, 수원, 용인, 화성): 성남과 분당(성남에 포함)에는 많은 IT 기업들이 입주해있을 뿐만 아니라 대기업(현대중공업과 두산그룹)들의 입주도 논의되고 있다. 과천 역시 지식정보타운 조성을 추진 중에 있으며 수원과 용인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IT 소재 기업들이 많이 존재하고 있다.
- 경기 서남 지역(안양, 의왕, 군포, 시흥, 안산): LS그룹 및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이들 직장으로의 거리가 지하철로 30분 이내인 곳을 찾아보면, 그곳이 높은 가치를 지니는 곳일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지하철 노선도를 펼쳐보면 거의 한강을 중심으로 가까운 거리에 있다면 지하철로 이동하기에 특별히 불편함을 느끼지는 않는다. 결론은 주거 환경이 되는데, 신축 여부나 자연 환경, 교육 환경 등이 될 것이다. 한강 주변의 입지만으로도 고소득 직장의 요건은 충족하게 되는 것 같다.

2. 교통 호재
교통 호재란 지하철(도로가 아닌)의 개통으로 인하여 고소득 직장으로의 연결성이 높아짐에 따라서 가치가 올라갈 것으로 예측되는 것을 말한다. 여러 계획들이 있는데, 간략하게 살펴보면...

- 3호선 연장 + 운정선 + GTX A: 운정 신도시는 3개 철도 노선의 활용이 가능해진다.
- 5호선 연장 + 하남선: 미사 강변 도시의 불편한 교통을 획기적으로 개선이 가능해진다.
- 신림선(여의도~서울대): 여의도와 관악을 연결한다는 것에 의의가 있다.
- 위례신사선(위례 신도시~신사): 위례 신도시부터 강남의 주요 지점을 통과한다.
- 신안산선: 안산부터, 시흥, 광명, 안양을 거쳐 서울 여의도까지 연결하는 남북노선이다.
- 월곶판교선: 경기 서남권과 판교를 직접적으로 연결한다.

3. 교육 환경
우리나라 교육 환경의 특성 상, 학원을 많이 다니게 되는데 학원들이 밀집해 있는 곳을 학원가라고 부른다. 고소득 직장 및 교통 조건을 충족하는 곳에서 교육 환경은 플러스 알파로 작용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주요 지역은 ①대치, 역삼동 ②목동 ③중계동 ④분당, 평촌, 일산이다.

4. 자연 환경
우리나라에는 산지가 많기 때문에 평지에 있는 아파트의 가치를 더 높게 본다. 몇몇 예시를 통해서 확인해 본 산지에 위치한 아파트의 디스카운트는 약 17~30% 수준이었다. 또한 강에 대한 조망권과 접근성에 따라서 가치가 달라진다. 공원 역시 마찬가지로 서울숲 조망 프리미엄이 30% 정도에 달하는 것으로 계산하기도 한다.

5. 도시 계획
이 장의 내용을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입지 좋은 대단지는 결국 이긴다' 이다. 좋은 입지에 대규모로 계획해서 개발하는 곳이니 시간이 흐름에 따라 주변 환경 역시 발전할 것이기 때문이다. 주요 재개발 혹은 재건축 지역을 중심으로 살펴보는 것이 좋겠다.

위 다섯가지 요소를 기반으로 주요 랜드마크 아파트들의 시세를 주기적으로 파악하여 적절한 타이밍을 찾는 것. 부동산 투자를 염두에 두고 있다면 해야할 일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