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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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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07.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 무라카미 하루키 달리기라는 주제로 한 권의 책 분량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까 궁금했다. 책을 다 읽고 난 지금 이 책은 달리기 그 자체에 대한 이야기라기보다는 달리기라는 소재를 빌린 자기 관리에 대한 이야기에 가깝다고 느낀다. 책 내용은 작가가 글쓰기를 시작한 계기부터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힘이 체력과 정신력에 달려있다라는 깨달음이 달리기로 이어진다. 달리기를 평생에 가깝게 꾸준하게 하면서 만들어지는 체력과 정신력이 글쓰기를 꾸준하게 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것이다. 사실 어떤 영역이던 그 영역에서 무언가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는 것이 첫번째, 그것을 잘 하기 위한 역량 증진이 두 번째, 이것들의 근간이 되는 체력이 세번째(는 아닌 것 같고 그냥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하는 듯). 날카로운 기세나 화려한 스킬이 아닌 묵묵하..
0068. 국경의 남쪽, 태양의 서쪽 - 무라카미 하루키 부대에 무라카미 하루키의 팬인 듯한 사람이 있어서 이 사람의 글을 자주 읽게 된다. 시간이 날 때 빠르게 읽어버린 탓인지는 몰라도 책에 대한 감상이 그리 대단하지는 않다. 연애소설이다. 하지만 일반적인 청춘남녀의 불꽃(?)같은 사랑을 다룬 것이 아니라 중년남성의 바람피는 이야기이다. 소설의 결말은 바람을 피다 결국 가정으로 돌아간다는 것이다. 조금은 뻔한, 그러나 하루키 특유의 문장 덕에 재미있게 보았다. 앞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책에 대해 특별한 감상은 없다. 하지만 책 말미에 국문학과 교수가 쓴 듯한 감상이 있었는데 읽어보니 그럴 듯 했다. 정말 말은 하기 나름이라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실제로는 별게 없더라도(하루키의 작품이 그렇다는 말은 아니다) 얼마든지 말로 멋지게 꾸밀 수 있기 때문이다. 덤으로..
0053. 해변의 카프카 - 무라카미 하루키 재미있다. 책 표지의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인간의 근원적 명제인 삶의 의미와 가치를 명쾌하게 그려' 내었다. 하지만 그렇게 엄숙하게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이 책은 충분히 가치있다. 이 책에서 의미있게 다가온 것은 '그 때가 되면 그것이 거기 있을 것이다' 하는 구절이다. 그냥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말인데 신선한 느낌을 주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나의 의도적 무시를 인지하게 되었다고 해야하나. 세상에는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보다 그렇지 않은 것이 더 많은데 말이다. 또 하나는 '세상의 일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맞물려 돌아가고 있구나' 하는 것이다. 소설의 구성이 훌륭한 탓도 있지만 최근들어 생각하는 사람사이의 상호작용과도 잘 맞아떨어진 이유도 있다. 마지막으로 지금 내게 주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