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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9. 관계력 - 김단

요즘 관심을 가지고 고민하는 주제를 담고 있는 책이었다. 사람이라면 가지고 있는 본질적인 욕망(향상욕)에 근거하여 나 자신과 사람들의 행동을 분석하고 이를 잘 조율하는 것에 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나의 욕망에 대한 이해와 그 욕망을 잘 분출할 수 있는 영역을 찾고 매진하는 것이 스스로에 대한 관계 및 타인과의 건강한 관계를 만드는 가장 근원이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의 내용을 구조화해보면 아래 3가지 정도인 것 같다.

1. 인간이라면(생명체라면) 가지고 있는 욕망의 근원에 대한 이해
2. 개별 개체마다 다른 그것을 표현하는(추구하는) 방식에 대한 이해
3. 상호 간의 이해에 기반한 바른 관계 맺기

 

1.
다른 신학 서적에도 비슷한 내용이 존재하는데, 모든 생명체에는 신이 깃들어 있어서 태초의 의지로 살아가고 확장하고 번성한다고 하였다. 그에 대한 믿음의 기반으로 나를 이해하고, 상대를 존중하는 것에서 모든 관계가 시작된다.

2.
그런데 이러한 의지를 실천하는 방법은 모두 다르다. 각자가 각자 가지고 있는 자원(타고난 재능, 유산, 시대, 공간, 경험, 지식, 관계 등)에서 최적화한 방법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회피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나는 시도하지 않아서 성취하지 못했다는 자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것이 실질적으로 생산적이던 그렇지 않던 모두가 가지고 있는 자원에서 해당 의지의 실현을 추구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나는 과연 어떤 방식으로 이 의지를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해 및 교정과 노력이 필요하고, 상대는 어떤 방식으로 이를 실천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해도 필요한 것이다.

3.
나와 상대를 이해하고 나면 win-win 할 수 있는 제안이 있다. 상대의 매커니즘(의지의 실현을 위한)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나를 지키면서 잘 조화시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이것은 일종의 기술이며, 책에서 나온 개별 기술을 종합해보면 '상대의 콤플렉스를 건드리지 말고, 내가 당당하여 상대를 끌어당기고, 두 욕구를 만족시키는 제안을 상대가 잘 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다. 다양한 상황에서 이를 몸에 습득하는 것은 개별 학습의 영역으로 이해가 된다.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에 대한 혼란이 오는 요즈음이다. 어찌보면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을 수 있지만, 그래서인지 더 잘 와닿은 책이었다.

아래는 마음에 와 닿은 문구들이다.

- 마음이 불안하니까 뭐든지 항상 매듭짓고 싶어 했던 건데, 이것 역시 일종의 강박이다.
- 불안을 배출시킬 통로를 찾은 뒤, 내 마음은 놀랍도록 평온하고 차분해졌다. 성격 또한 전보다 훨씬 단단해졌다.
- 자극적으로 말하고 과하게 행동한다는 건 곧 관계에 있어 협상력을 잃는 것을 뜻한다.
- 매사에 뭔가 억지스럽고 간절한 사람에게 사람들은 매력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 관계력이 있는 사람치고 차분하지 않은 사람을 본 적이 없다. 그러니 마음이 불안으로 요동친다 하더라도 차분함이 자신의 인격과 성격이 되도록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
- 누구나 살면서 많든 적든 우리 삶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타인을 만나고, 그들에게 의지하고 도움을 받을 기회를 얻는다. 그런데 여기에서 한 가지 명심해야 할 것은 자신이 가진 인생의 무게는 결국 자기 자신만이 책임질 수 있다는 사실이다.
- 알프레드 아들러(Alfred Adler)는 우월성을 추구하려는 인간의 경향성을 인간 행동 양식을 이해하는 가장 근본적인 원리로 삼았다.
-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내적 우월성을 추구한다는 사실이다. 이 간단한 사실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면 인간을 바라보는 이해의 폭이 확연히 넒어진다. 너나 할 것 없이 항상 각자의 기준에서 더 나은 사람이 되길 원한다.
- 가장 중요한 건 바로 자신의 과업을 통해 우월성을 추구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 타인과 관계를 맺을 때도 상대방이 현재 어떤 방향으로 우월성을 추구하고자 하는지를 파악해야 한다. 그것을 읽을 수 있으면 수많은 갈등을 예방할 수 있고, 상대의 비뚤어진 마음에서 시작되는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지킬 수 있다. 우월성 추구는 인간의 행동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거대한 창이다. 이 창을 통해 끊임없이 내 마음을 점검하고 내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읽어보자.
- 직장 내에 꼰대라고 불리는 사람들은 향상욕을 실현할 다른 수단을 찾지 못해 자신의 과거 경험과 노하우에 집착적으로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
- 운동을 통한 체형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단시간에 찾아온다. 노력은 낭비 없이 그대로 자신의 몸으로 흡수되고,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탓할 여지도 없다. 그러니 다시 노력의 효용에 대한 믿음이 살아나고, 자기 효능감도 높아진다. 이는 자연스레 업무와 삶의 다른 영역에도 퍼져나가 개인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 자신의 과제는 스스로 끌어안고, 타인을 늘 친절하게 대하며 좋은 감정만 공유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고독과 친해질수록, 그리고 타인에게 기대하는 바가 줄어들수록 역설적으로 관계는 더 풍요로워진다.
- 단순히 좋은 사람으로 기억되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를 주도적으로 끌고 가고 싶다면, 상대와 내가 가진 욕구의 교집합을 찾아 이를 정확한 언어로 표현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 라포는 마음이 서로 통한다고 느끼는 관계에 존재하는 상호 신뢰를 나타내는 심리학 용어다. 상담자는 라포 형성을 위해 페이싱 pacing, 백 트래킹 back tracking, 미러링 mirroring 등의 심리학 테크닉을 활용한다.
- 타인의 열등감을 자극하는 언행은 자제해야 한다. 학력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에겐 자신의 배움을 자랑하지 않으며, 자신의 경제적 상황이 불만족스러운 사람에겐 돈 이야기를 조심해야 한다. 또 외모 콤플렉스가 있는 사람에겐 외모에 관한 언급은 자제하고, 중년의 상사에겐 자신의 젊음을 과시하지 않아야 한다. 타인의 열등감을 자극하지 않는 것은 곧 자신을 방어하는 기술이기도 하다.
- 보이지 않는 진심보다 중요한 건 그 진심이 어떻게 표현되는가이며, 그보다 중요한 건 상대가 나의 진심을 소화할 수 있을 타이밍을 알아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