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리에서 단숨에 읽어버린 책. 특정한 메시지를 일관되게 전달하고 있다기 보다는 저자의 삶을 반추하는 일종의 에세이이다. 그래서 편안하게 읽을 수 있었던 것 있었던 것 같다. 이렇게 삶을 돌아보는 에세이의 장점은 저자가 살아온 삶을 간접체험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평소 유시민에 대해서 많은 관심도 없고, 때문에 그의 정치적 성향이나 견해에도 큰 관심은 없었기에 그의 글을 제3자의 입장에서 읽을 수 있었다는 것도 나에게는 좋았다.
그의 에세이에서 다가왔던 메시지는 두 가지였다.
1.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의 불편함. 유시민은 자신이 살아온 경험들을 스스로 선택했다기 보다는 의무감에서 했다고 이야기한다. 사회적 의무, 이념적 의무 등 많은 이유가 있었다고 한다. 열심히 하기는 하지만 즐기지는 못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나 역시 이러한 의무감에서 자유롭지만은 않았다. 대학을 가야하기 때문에 열심히 공부했고, 경제적으로 자유로워지기 위해 창업을 했고,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취업을 하는 등 온전한 나의 의지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던 것 같다.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의무감에서 온전히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현실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만 그 안에서 자유로운 선택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필요한 첫번째는 스스로에 대해 잘 아는 것이다.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무엇을 잘 하고 또 못하는지를 알아야 타인의 관심, 사회의 의무감에서 보다 자유로워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2.
사람이 스스로 선택하고 잘 해야하는 것은 네가지가 있다고 한다. 일, 놀이, 사랑, 연대가 그것이다. 사실 살아가다 보면, 사회에서 인정하는 그런 가치들을 선택할 때가 많다. 좋은 대학, 좋은 직장과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우리가 정말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것은 그런 사회적인 모습이 아닐 때가 많다. 내가 좋아하는 일, 재미있는 놀이, 사랑하는 사람,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오히려 삶의 만족감을 높여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물론, 이를 선택할 수 있는 기본적인 요소들이 뒷받침될 때 말이다).
편안하게 읽어볼 수 있는 책이다. 유시민에 대해 관심이 있는 사람이면 읽어보면 더 와닿는 것이 많을 듯 싶다.